공수 훈련, IBS 훈련, 유격 훈련, 수색 교육, 신병 교육 등등... 생각만해도 숨이 차고 체력적 인내를 요구하는 해병대다운 교육 훈련이라고 생각하시죠? 하지만 해병대에도 강도 높은 지적 수준을 요구하는 교육이 있답니다. 바로 통역교육인데요. 해병대는 통역병을 따로 선발하지 않고 1년에 두 번씩 통역 교육생들을 선발해 2주간 교육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역병이 아닌 수색대원도, 기갑병과 대원도, 백령도에서 근무하는 대원에게도 이 기회에 영어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통역능력은 전쟁 발발시 한, 미 양국 간 연합 작전을 수행할 때 두 나라간의 정보교환과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교육에 참가하는 대원들은 해병대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뿐 아니라 높은 지적 수준까지 겸비한 최고의 자원들이라 할 수 있죠.
해병대 예하부대인 포항의 1사단, 김포의 2사단, 백령도의 6여단, 연평도의 연평부대 등 각지에서 영어능력우수자와 해외거주경험자 출신 해병대원들이 해병대 사령부로 모였습니다. 수색대에서 동계훈련을 마치고 짐을 풀 겨를도 없이 온 수색대원과 꿀 같은 휴가를 뒤로한 채 백령도에서 온 대원 등 해병대 멋진 사나이들입니다. 이 중에는 서울대, 연세대, 미국의 콜럼비아대, 코넬대, 뉴욕대, 미시간 주립대, 캐나다의 맥길대를 포함 인도, 뉴질랜드 등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대원들도 많았는데요. 그래서인지 모두들 의욕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첫 시간, “통역이 뭘까?”라는 통역장교님의 질문에 대원들은 벙찐 표정을 보였는데요. 통역은 “마음 전달”이라고 생각한다는 장교님의 말씀이 모두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단순히 두 사람의 서로 언어를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통역해주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서 그 마음이 전달될 수 있게 하라는 것이죠.
통역교육은 곧 있을 한미 연합훈련에 대비하기 위해 2주간 주야를 가리지 않고 스파르타식으로 진행됐습니다. 1주차에는 이들에게도 생소한 군사용어를 5일 만에 닥치는대로 외웠고 2주차에는 이를 이용해 실전 번역과 통역 교육을 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천개가 넘는 단어를 외우느라 대원들은 예하부대에서 훈련 받던 날들이 차라리 낫다는 말을 꺼낼 정도로 지적 피로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야간학습을 하다 새벽 한시가 넘어서 잠시 밖의 찬 밤공기를 느낄 때 오랜만에 고등학교로 되돌아 간 듯 한 신선한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답니다.
교육 2주차, 해병대 사령부에 파견되어 근무하시는 미 해병 대위님께서 특별 강의를 하러 오셨습니다. 미 해병대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주시고 평소에 우리가 궁금했던 것을 답해주셨습니다. 미해병대도 순검시간이 가장 빡쎄다는 반가운 공통점도 찾았고 미해병은 경례할 때 우라!(OORAH)라는 단어를 쓴다는 우리와는 약간 다른 차이점도 발견했습니다. 발음이 웃겨서 왜 그런 단어를 쓰냐고 물었더니 이에도 긴 역사가 있더군요. 세계대전 때 고전하고 있던 프랑스를 도와 미해병이 독일군을 무찌르자 마치 미친 개가 싸우는게 같다며 개가 으르렁거리는 소리인 OORAH라는 별명을 붙여줬답니다. 한국이나 미국 해병이나 용맹스럽고 저돌적인 것은 다를게 없죠? ^^;
미 해병대의 신형 전투복을 보며 거기도 한국 전투복처럼 하의 아래 고무링을 차냐고 질문하자 직접 꺼내 보여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교육 2주차가 끝날 무렵 처음 각지에서 모여 서먹서먹했던 대원들의 모습은 어느새 동고동락을 같이 한 전우들의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앞으로 있을 훈련에서 한미간 연합훈련에서 의사소통 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우호적인 관계에 이바지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게끔 할 통역 대원들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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